그리스와 터키 여행에서 그리스를 첫 방문지로 넣은 이유는 메테오라 투어 때문이었다. 월요일만 투어가 있기 때문에 일정 상 그리스를 터키보다 먼저여야 했다. 사실 엄마와 이모를 나 혼자 가이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행 중간 중간 현지투어를 신청해두었다. 지난 번 여행 때는 내가 잘 아는 나라 & 한 번 가봤던 도시들이라 걱정되는 부분들이 좀 덜 했는데, 이번엔 나도 생소한 나라들이라 그리스 일정에서는 자전거나라 투어를 굉장히 믿고 있었다. 프랑스랑 스페인에서 했었던 자전거나라 투어가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서 믿고 신청하는 투어이기도 했다. 투어 코스는 홈페이지에 나와있던 대로 진행되었다. 버스도 쾌적하고 좋았다. 투어 인원이 좀 널널 했던 건지 버스에 자리가 꽤 넉넉하게 남아서 투어 내내 편하게 이동했다. 투어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더 얘기하자면, 가이드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좀 있었다. 특히 이동시간에 버스에서 설명해주시는 내용들이 질은 높았으나 전달력이 너무 부족했다.. 가이드님 목소리가 작아서 잘 안들렸고, 내용 자체도 많이 알고계신 것 같긴 한데, 재미가 없었음ㅜ 그런데 또 목적지에 내려서 미술관이나 유적지에서 설명해주실 땐 너무 재밌게 잘 들었던 터라, 버스에서 설명하실 때 목소리 크기나, 내용을 좀 더 손보시면 더 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외에는 사진도 정말 잘 찍어주시고, 친절하시고, 다 괜찮았음!
투어는 하드리아누스 기념문 근처에서 모이는 걸로 시작했다. 지하철 타고 어렵지 않게 도착해서 출발함!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중간에 휴게소에 잠깐 들려서 커피도 한 잔 마셨다. 휴게소 풍경이 정말 멋졌는데 사진에는 잘 안담기네. 아테네 근처 산들은 대부분 나무 없는 흙? 자갈? 돌? 산이라 신기했는데, 이 쪽은 또 나무산이었다.
일정에는 없지만 시간 상 여유가 생겨서 중간에 잠깐 들렸던 수도원. 전반적으로 투어 때 뇌와 정신을 놔버렸기 때문에 지명은 기억나는게 없다.. 투어때가 아니면 길찾기, 음식점 찾기, 화장실 이슈 등등 신경쓸게 많기 때문에 걍 투어하면서는 나를 놔버렸다. 수도원은 고즈넉하지 너무 예뻤다. 유명한 관광지는 아닌지 사람도 별로 없었다. 날씨가 정말 화창해서 어딜 찍어도 그림에, 눈 돌리는 곳마다 아름다워서 여기 살고 싶었음
수도원을 잠시 구경하고 도착한 곳은 아라호바였다.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유명한데, 우리 중엔 아무도 그 드라마를 본 사람이 없어서 다른 감흥은 없었음ㅋㅋ 아라호바는 아기자기 예쁜 마을이었다. 아테네만 그런건지 여기는 건물 지붕을 붉은 벽돌을 많이 쓰던데, 올리브나무의 약간 채도 낮은 초록빛이랑 잘어울렸다. 산지가 많긴 정말 많은 나라라 그런지 산 중턱~꼭대기에 위치한 마을이 많았다.
그리고 마지막 일정이자 가장 좋았던 델피.
산 중턱에 이런 신전이 있다는게 너무 홀리하고 신비스러웠다.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이라 걷기만 해도 기운이 쭉쭉 빠졌지만, 델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당시 어떤 답이라도 얻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었을 사람들의 마음이나 신성한 곳이라도 결국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상점들이 입구 길목에 생겼던 점, 거기다 재력에 따라 보물창고가 지어졌던 점까지 지금 내가 살고있는 현대와 비슷한 모습들이 많아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델피 유적지 옆에는 델피에서 나온 유물들을 전시 중인 박물관이 있다. 여기도 재밌게 관람했음. 그런데 좀 으악했던 건 생각보다 유물을 만져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 예전에 미술관에서 일 할 때도 설치미술이나 조각에 손을 대보는 사람들이 많아 놀랐는데, 여기도 다르지 않았다. 왜 만져보는 걸까?? 물론 손만 대도 부서질만한 유물들은 전시해두지 않겠지만, 또 전시되는 유물들은 어느정도의 보존처리를 거쳤겠지만.. 그래도 손을 대본다는 생각은 무서워서라도 못할 것 같은데. 사람들마다 생각이 참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여기가 이상하게 익숙하더라니 게임에서 먼저 왔던 곳이었음^^ 정말 웃겨~ 이후에 집에와서 다시 들어가보니 가이드분 설명대로 구현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그리구 제일 강한 인상을 받은 청동 기마상도 있어서 너무 놀랐음. 열 몇시간 비행기 타고 그리스 왜 가~ 게임에서 다 볼 수 있는데^ㅡㅜ
이른 아침부터 수도원, 아라호바, 델피 까지 꽤 바쁜 일정이었고 날씨가 좋긴 했지만 햇볕이 너무 뜨거워 배로 힘들었기 때문에 숙소로 가는 길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여행 오기전에 그래도 운동을 쫌쫌따리 하면서 체력이 좀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뭘까.. 늙어서 그런건지 운동을 제대로 안한건지 힘들었음
숙소는 마을에서 좀 외곽에 있는 곳이라 마을 안에서 저녁을 먹고 이동했다. 여기는 근데 너무 관광식당인건지 맛이 없었다.. 말그대로 무맛.. 우리 셋 다 깨작거렸음.
도착한 숙소는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애초에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묵는 곳인 것 같았다. 화장실도, 침대도, 모두 쾌적하고 깔끔하니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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